[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에너지산업은 국가 흥망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풍력에너지원 확보도 이러한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조선·중공업, 해양플랜트, 첨단 IT기술 등 유관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세계 선두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좁은 국토로 인해 설치지역이 한정된다는 단점 등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또한 국내기업 및 연구기관들이 기술력 발전이 필요한 핵심기술들도 하나둘씩 확보해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부분에 그치고 있으며 정부의 R&D 등 정책적인 지원도 아직 아쉬운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단기간에 시행해야할 정책과 장기간의 지원을 위한 방안까지 요구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중에서도 풍력에너지의 성공적인 산업기반 구축 없이는 에너지산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까지 국내 풍력산업의 현황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전망해보는 것과 동시에 성공적인 풍력기반 구축 전략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 세계 풍력시장 동향

친환경에너지인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에너지산업은 19세기 첫선을 보인 이래 지속적인 관심을 얻어 전세계적으로 수백GW까지 설치용량이 늘어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풍력 설비용량은 육상 42.2GW, 해상 0.4GW가 설치돼 전년대비 18%가 상승했으며 시장규모도 2010년 11억달러에서 지난해 25억달러로 크게 성장할 정도로 풍력을 통한 산업발전 가능성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올해 들어서 풍력산업의 위기 요소들이 하나씩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풍력산업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성장이 예상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정책 의존적인 관계로 정부 지원정책이 불확실할 경우 성장에 큰 장애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미국에서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설비에 대한 세금감면제도를 올해 이후 폐지할 것으로 결정되면서 미국 내 향후 대형 풍력프로젝트 개발 지연은 물론 미국에 풍력기자재, 부품 등을 수출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풍력관련산업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세계 해상풍력시장의 침체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2010년대비 69% 감소한 415MW를 기록했으며 영국, 독일, 중국시장을 제외하고는 정책적인 지원 중지로 해상풍력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도 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 등의 재정위기로 풍력의 최대 수요처인 유럽에서 풍력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면서 자금조달 문제가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 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힌다. 장기적으로는 2013년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들어가 신규 설치량 기준으로 2015년에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연된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언제 다시 추진될지는 알 수 없다.
육상풍력의 경우 브라질, 파나마, 페루, 우루과이 등 라틴아메리카지역 신흥 풍력시장이 부각되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6.6GW급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해 말 634MW급 풍력설치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해상풍력투자 위축으로 인한 세계적인 풍력침체가 성장둔화를 극복하고 그 성장세가 커질지 지켜봐야할 필요성이 높다.
 

 

 

 

 

 

 


● 국내 대응 현황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 하에 서해안 등 해상풍력 조성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배출권 확보 외에도 수십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 지속적인 국내시장 조성으로 해상풍력 산업 기반을 구축해 세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2010년부터 ‘해상풍력발전산업 추진 로드맵’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해상풍력발전산업 사업추진 계획사업을 발표한 이후 2013년부터 본격적인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를 앞두고 지질조사, 지경부, SPC와 참여사들 간 시공일정 조율, 테스트베드 조성, 인증시스템 구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확보 등 세부적인 계획들을 하나씩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조선 및 중공업계열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해나간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해상풍력대국이 될 만한 여건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상풍력은 지역민원과 인·허가 문제로부터 육상풍력에 비해 자유롭고 발전기의 대용량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의 기술력 향상과 국산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효성,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서해안 해상풍력발전 조성단지에서 블레이드, 베어링 등 관련부품 실증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에 해상풍력사업은 국내기업들의 기술력을 높이고 신기술 개발 및 국산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기에 대한 국민 인식도 높여 향후 해상뿐만이 아닌 육상에서의 풍력단지조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황금빛 전망과 동시에 국내기업들이 시간에 맞춰 우수한 효율성을 지닌 해상풍력용 발전기들을 개발할 수 있을 지 우려도 높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에게는 성공적인 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많은 과제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풍력은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에너지원이자 친환경에너지원을 사용하지만 발전기 설치과정에서 자연생태계를 훼손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풍력은 극과 극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높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기의 용량과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수많은 비용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풍력을 이용한 전력생산이 지속적으로 높은 이윤을 만들어 줄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주도적인 정책과 시스템, 부품 등 관련기업과의 연계흐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국내 풍력산업의 성장이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
해상풍력 이전에 육상풍력을 감안해보면 국내 풍력업체들과 학계, 정부 등 관련기관들이 짧은 시간 동안 이룩해놓은 국내 풍력발전산업 성장결과를 살펴보면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닐 수도 있다. 풍력은 현재 시스템부터 부품까지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고 대표적 대·중소 상생산업분야로 발전해 기업들이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한 과제도 많다.

 

● 지속적 상생관계 유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점은 정부와 대기업 위주의 풍력기업들의 지속적인 상생관계 유지다.
정부는 해외수출 기반 조성을 위한 부품, 시스템 국산화 및 국내 대형풍력인증 등 전체적인 국내산업기반 조성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자사의 수익성에 목표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우선적으로 풍력발전시스템 전체분야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대기업 위주의 시스템업체와 중소기업 위주의 부품업체의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한 협력 인프라 구축을 더욱 강화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밸루체인 형성을 목표로 많은 정책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내 시스템업체 대부분은 높은 단가 등의 문제로 국내 부품업계와의 통합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스템업체와 부품업체 제품을 최대한 활용한 풍력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지만 국내기업들에게 일방적으로 손해만 감수하길 요구할 수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위축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내 풍력산업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도 요구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상풍력사업 지연과 같은 세계 풍력시장의 성장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투자 중단으로 인한 자금조달의 영향이 큰 만큼 단기적인 침체 분위기에도 지속적인 투자 촉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단기적인 자금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을 활용해 일시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시장까지 노릴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풍력기업에 금융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지속적인 자금조달 펀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내 풍력관련 시스템, 부품, 기자재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과 생산단가 절감을 위한 노력과 함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시스템업계와 부품업계 노력에 대한 정부의 지원 대책이 제공되는 상생관계 구축에 국내 풍력산업의 성장여부가 달려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초반을 넘어서고 있는 현 시점에서 향후 정부와 관련기관, 업계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풍력에너지산업의 성공적인 기반 구축은 단순히 전기를 확보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화석연료에 의지하지 않고 에너지고갈의 염려 없이 원활하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친환경에너지의 확보 없이는 에너지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에너지수입국의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전기부족에 시달리게 되는 것도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풍력에너지의 성공적인 산업기반 구축 여부가 향후 에너지강국 등극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며 국내 에너지산업 전체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도 풍력에너지의 기술개발과 산업화의 초기단계인 우리나라에게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매년 새롭게 추진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추진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롭게 시작하는 RPS제도, 해상풍력 조성사업 등 주요 신재생에너지원 정책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철저해야 원활한 사업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성장을 위한 과제들

아쉬운 점은 미국, 독일, 덴마크 등 미주와 유럽지역을 넘어 캐나다, 파키스탄, 마케도니아 등 다양한 국가로의 해외시장 영역을 넓히고 해외진출지원 정책과 더불어 진출하는 국내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수출액의 90% 이상이 타워, 단조 등 부품이고 시스템은 10% 미만이어서 대형 풍력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시장이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5MW 이상 대형풍력과 해상풍력의 블레이드 및 증속기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통한 수출 촉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 TP 등에서 추진 중인 광역경제권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과 연계해 효과적인 추진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대형풍력의 경우 발전기 자체의 크기로 인해 설치공간 확보가 난감한 상황이다. 환경부, 산림청 등 유관기관에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해 인허가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것도 국내 설치지역 확보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국내 풍력시스템기업들뿐만 아니라 관련된 부품, 단조, 타워기업들의 내수시장 창출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수출 촉진이 정답이지만 풍력발전기를 최대한 많이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관련기업들이 빠르게 해외에서 인정받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실증 테스트베드를 최대한 많이, 빠른시간 내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해상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발전기 설치를 확대해 나가야 하지만 환경부, 지경부, 산림청 등 어느 정부기관에서도 현재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녹색위원회 주도 하에 육상풍력발전사업 진행과정에서 환경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부분의 피해를 줄이면서 설치지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설치 확대를 원하는 업계와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부의 의견조율이 관건이다.
환경적인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현재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새만금 대형풍력 시범단지 조성사업, 밀양 풍력단지 등 기존 풍력단지개발 사업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풍력시장 침체에도 국내 풍력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국내 풍력기업들에게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국내기업들의 내수시장 강화를 위한 경쟁체계 구축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부품과 기자재 부분을 제외하고 시스템의 경우 수십억원의 비용으로 인해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업에 뛰어들기 어렵다.
국내에서의 경쟁력 약화는 곧 내수시장 약화로 이어지고 나아가서 해외시장에서 비용과 기술력에서 밀리는 경우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대형풍력 인증만 보더라도 해외의 경우 대형풍력 인증을 설계평가, 성능시험 등으로 구분해 관련기관끼리 경쟁을 시키는 구도로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관련분야에 능통하고 경험이 풍부한 기업과 기관이 많이 육성돼있다.
그러나 국내인증체계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 기관이 해당 평가를 독점해서 진행해야할 만큼 풍력기술관련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풍력시장은 한번 시작하면 그 비용과 규모면에서 추가적인 이윤확장이 어려워 전세계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침체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획기적인 기술과 경쟁력확보를 위해 장기적으로 부딪히고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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