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철 서울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박민철 서울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투데이에너지] 최근 1~2년 내 노후 열수송관 사고는 성남시 이매동(2018년 3월), 고양시 백석역(2018년 12월), 목동(2018년 12월)에서 발생해 열수송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유지관리 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가됐다.

지표투과레이더(GPR: Ground Penetrating Radar)나 열화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점검 위주의 유지관리만 수행하고 있어 파손 여부를 사전에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에 서울기술연구원(원장 고인석)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첨단 IoT 기술 기반 열수송관 유지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열수송관의 손상 위치와 정보를 실시간 감지하고 이를 무선 통신망으로 관리자에게 바로 전송되도록 개발됐다. 새로운 기술로 기존 기술의 인적·기술적 한계를 보완, 노후 열수송관의 관리와 열수송관 파열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1월 말 서울에너지공사에서 시공한 중계-신내지구 신설 열수송관에 시범 구축됐다. 향후 5개월간 시범 운영하고 실증 작업을 거친 후 올해부터는 서울에너지공사가 열수송관을 신설하는 구간에 확대 적용해 열수송관 전체를 첨단 IoT로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선제적으로 유지·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열수송관 유지관리 기술

열수송관의 누수 점검 기술은 전자파를 이용한 GPR(Ground Penetrating Radar) 기법이 대표적이다. 전자파를 지표면에 방사시킨 후 반사체에서 되돌아온 반사파를 이용한 탐사법이며 GPR로 측정된 이미지에서 지하관로 유무와 누수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지상에서 전류, 음향, 영상 정보를 이용한 방법이 있지만 음향을 이용한 방법은 주변 소음으로 인해 노이즈가 많고 누수에 의한 음향 특성을 정확히 감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 외에도 점검자가 열수송관 전체를 하나하나 직접 점검해야 하므로 시간적·공간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열수송관의 선제적 유지관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로 전체의 손상을 감지 센서 기술 △측정된 정보 실시간 변환·관리 센싱 및 신호처리 기술 △광범위하게 매설된 열수송관 전체 관리 가능 모니터링 기술이 필요하다. 시범 적용된 기술은 분포형 센서와 센싱 및 신호처리 기술, 무선 센서 네트워크 기술로 구성된다.

■분포형 센서

일반적인 센서는 설치된 지점에서만 측정되는 지점형 센서이므로 긴 관로의 손상 지점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열수송 관로의 중요 부위에 온도 센서를 이용해 유지관리를 하고 있지만 전체 관로에서의 손상 지점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지점형 센서가 가지는 공간적 한계 때문이다.

이러한 지점형 센서들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 케이블 형태의 ‘분포형 센서’다. 분포형 센서는 케이블에 빛 또는 전기 신호를 흘려서 케이블 전체의 신호 변화를 감지하기 때문에 지하관로와 같이 길이가 긴 형태의 구조물 손상을 측정할 때 매우 유리하다.

이 분포형 센서는 크게 빛을 이용한 OTDR(Optical Time Domain Reflectometry)과 전기를 이용한 TDR(Time Domain Reflectometry)로 구분된다. OTDR은 빛의 전달 매체로 유리를 이용한 광케이블을 이용하므로 고가이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TDR은 전기의 전달 매체로 금속을 이용하므로 유리에 비해 저렴하고 계측선의 내구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적으로 분포형 TDR 센서에 대한 연구는 2000년대에 수행됐지만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서울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분포형 센서는 두 가닥의 평각선에 전류를 흘리기 때문에 누수에 대한 정확도가 매우 높고(오차범위 ±3% 이내) 평각선이 피복돼 내구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또한 롤 형태로 제작돼 현장에 운반하기가 쉽고 열수송관과 함께 매설하기 용이한 장점이 있다.

광케이블에 비해 현장에서 연결하기가 쉬워 시공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분포형 센서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열수송관 공급관과 회수관 사이에 분포형 계측선을 설치하고 있다.

열수송관 공급관과 회수관 사이에 분포형 계측선을 설치하고 있다.

■센싱 및 신호처리 기술

열수송관과 함께 매설되는 분포형 센서를 이용해 최대 적용 길이 1km에서 10cm 간격으로 손상 지점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TDR 센싱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TDR 센싱 기기들은 동축케이블이나 전선의 단선 위치를 찾는 용도로 개발됐다. 이것은 전류 신호를 전선에 주사한 후에 반사돼 오는 시간 차를 측정해 단선 위치를 찾고 있다. 따라서 분포형센서 전체에 전기 신호를 보내고 감지할 수 있는 센싱 기술과 측정된 신호를 열수송관의 손상 정보를 변환하는 신호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서울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센싱 기기는 관 전체에 최소 10cm 간격으로 전기펄스를 흘려보내고 보낸 전기펄스가 얼마나 다시 되돌아오는지를 측정할 수 있어 관로 전체의 손상을 10cm 간격으로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분포형 센서의 최대 적용 길이 1km에 적합하게 전기펄스를 생성 및 감지할 수 있다.

분포형 센서에 전류를 흘려 측정한 2차원의 전기파형 정보를 온도, 누수량(함수비) 등 원하는 정보로 실시간 변환(필터링·보정)하는 기법도 새롭게 개발했다. 실내 검증을 거쳐 모니터링 기기에 프로그램으로 탑재했다.

실시간으로 자동 분석이 가능해지고 정확한 손상 정보만 관리자에게 전달된다. 보정기법으로 일반적인 전기회로의 편미분 방정식을 이용하면 계측선 전체 값을 보정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동평균법’과 ‘이산 푸리에 변환(Discrete Fourier Transform)’을 이용해 개발했다. 이를 통해 2차원 전기파형으로부터 10cm 간격마다 손상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무선 센서 네트워크 기술

일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은 하나의 구조물 또는 현장에 단일 개별 통신망을 구축하고 측정된 정보를 송수신한다. 다만 광역적으로 매설된 열수송관로 전체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대형 모니터링 기기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모니터링시스템으로 열수송관로를 유지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에 열수송관 유지관리를 위한 무선 통신망을 활용한 모니터링시스템을 개발했다. 변환된 정보는 첨단 IoT 기술인 ‘지중 무선 센서 네트워크시스템(uWSN: Underground Wireless Sensor Network)’을 통해 관리자에게 실시간 전송된다.  uWSN을 이용하면 저비용, 저전력의 단일 네트워크 망으로 열수송관로 전체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

서울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첨단 IoT 기술 기반 열수송관 유지관리 기술은 5개월간의 시범 운영 및 실증 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확대 적용을 위해 분포형 센서의 매설 방법과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시공지침까지 함께 발간할 계획이며 열수송관 뿐만 아니라 지하관로를 선제적으로 유지관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지하시설물 통합 안전관리에 반영돼 시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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