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탄소중립에 대한 연관성을 얘기했었다면 연구개발 기술들이 사업화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연구들이 TRL 3단계의 연구를 평행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핵심기술을 개발하면 상용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이전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기업들이 이 기술을 받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하느냐가 지금까지 개발한 것보다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일 것이다. 

기술 적용을 위해 지원하는 경우가 그리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단계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칭한다. 원래 연구개발은 ‘죽음의 계곡’을 건너야 성공 할 수 있는데 연구자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증하기까지 과정의 어려움이 있어 보통 죽음의 계곡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이러한 과정을 기술성 속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라고 표현한다. TRL은 9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1~3단계는 개념 설계, 4~6단계는 구현할수 있는 정도, 7~9단계는 상용화가 가능해 현장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정도를 뜻한다.

죽음의 계곡은 원래 미국 NASA가 국방부 추진사업의 위험도 관리 방안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프로젝트가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게 돕고자 만든 수단이다.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4-6단계에서 많은 기술이 사라지기 때문에 4단계인 상용화가 되기 전 실증을 해야 하는 단계에서는 실제로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할 것이다.

필자도 ‘죽음의 계곡’을 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경험한 적이 있다. 기술 개발 후 6단계를 넘어 토종기술 하나를 완성해 시생산 할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시장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것을 퍼즐 맞추기로 모든 사항들을 맞췄을 때 사업화 라는 꽃을 피울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산화탄소 감축이라는 세계시장을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토종과학기술이 기본적으로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 6단계 정도의 결과를 대상으로 작성할 수 있고 신규 CDM 방법론에 도전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죽음의 계곡 두 마리를 잡아야 그 다음 세계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할 것 같다. 그런 통로의 하나가 '신규CDM방법론'이다.

UN의 CDM 제도를 통해 국제적 온실가스 감축기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UNFCCC로부터 해당 감축기술에 대해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온실가스 감축방법론을 승인받아야 하며 방법론 승인없이는 온실가스 감축실적 인증이 불가하다. 결국 탄소중립세계에서는 우리의 토종기술이 국제표준이 돼야 일단 사업화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말에 예정됐던 16차 CMP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다. 아직 CDM 체계에서 전환에 대한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CDM은 과연 어떻게 지속될 것인가? UNFCC 사무국과 CDM EB 실무반이 위치한 독일 본에서 CDM 관련 부분에 대한 문제로 한때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DM제도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있어 전지구적 집단지성이 결정체이기 때문이라고 확신하는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CDM은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규정집을 집단지성을 통해 개발한 전무후무한 전지구적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유로 파리협정서 기준서 작성 시에도 CDM의 방법론과 기준서 SDM으로 전환이 거의 확실 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목표들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부분에 대한 기본 철학의 이해가 된다면 속성과 본질은 거의 대부분 같다고 볼수 있다.

또한 향후 탄소시장은 다자간 협정이 아닌 양자간 협정 체제라서 각국의 국제협력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협상이 중요하고 결국 SDM 체제 아래에서는 중앙집중형 규칙 재정과 지역분산형 이행 및 모니터링 혼합된 모델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을 하고 있다.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배출권 이전 등에 있어 각국 정부의 활발한 협력 등과 실제 사업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러한 배경에 제107차 EB에서 한국의 토종기술과 한국의 NDE인 과학기술정통부가 주도하고있는 탄소광물화플래그십사업은 산자부와 환경부가 함께 국내 토종기술로 처음으로 ‘온실가스 감축 신규방법론(CDM)을 개발해 UNFCCC 승인 공표’ 됐다.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10년 전 신규방법론과 CDM사업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극한의 계곡을 넘어 실증을 하기 위한 원천기술과 실증을 할 수 있는 원료들의 배합설계라는 과학적 해결을 끝내고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토종기술을 완성했다. 이렇게 실증을 넘은 기술이 신규방법론이라는 국제 표준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우리 기술이 이 분야에서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최고의 과학자들이 연구자들에게 어떻게 이 죽음의 계곡을 함께 하자고 할 수 있을지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정부는 이 단계에 대한 차별적 지원과 체계가 없다면 탄소중립으로 열린 이 시장을 어떻게 선점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때 인 것 같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탄소중립의 고지를 위해 다시 허리띠를 묶고 과학분야도 새로운 목적지인 탄소중립 2050 마라톤을 위해 새로운 우리들의 각오도 필요하지 않을까. 죽음의 계곡을 함께 건널 수 있는 마음의 자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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