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국 한국LPG산업협회 부회장
▲최광국 한국LPG산업협회 부회장

[투데이에너지] 정부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 하고 수소경제 활성화와 미래 수소사회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는 205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현재 LPG충전소 수준(2,000개소)까지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2022년 310개소, 2030년까지 660개소를 보급해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수소충전소를 건설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적 또한 저조하다. 안전에 대한 우려로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쳐 충전소가 들어설 마땅한 부지조차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당초 계획한 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도심지역 내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소차를 보급하는 문제지만 더 나아가 수소경제 활성화와 수소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도심 내 수소 충전인프라 구축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수소충전소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PG충전소를 잘 활용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2020년말 기준 전국에 2,000개소가 넘는 LPG충전소가 운영 중에 있고 LPG충전소는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 도심지역 요소요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만 활용하면 충전인프라 구축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서울에만 78개소가 운영 중이고 부산 64개, 인천 60개, 대구 57개 등 전국의 6개 광역시 도심 내에 모두 395개가 운영 중에 있다. 

LPG충전소는 고압가스를 취급하다보니 안전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안전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고 주변 시설물 또는 보호시설과의 안전거리와 안전기준을 모두 충족해야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유소보다는 훨씬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수소 충전설비를 추가하기에도 용이하다. 

전문가들도 수소충전소 구축에 LPG충전소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 LPG충전소에 수소 충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이미 마련돼 있다. 

LPG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병설하면 수소충전소 운영을 위한 안전관리자나 충전원 등 전문 인력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그동안 LPG충전소를 운영하며 쌓은 안전관리 노하우를 활용해 수소충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최근 LPG자동차 운행대수가 지속 감소하면서 LPG충전소의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도심 내 충전소들이 사업 지속여부를 고민하며 휴·폐업하는 충전소들이 늘고 있다. 

수익성을 이유로 도심 내 LPG충전소를 폐업하고 부지에 상가나 빌딩을 지어 상업시설로 업종을 전환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LPG충전소가 휴·폐업 등으로 없어지게 되면 도심 내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부지가 사라지고 수소충전소 구축은 더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우리가 수소충전소 구축에 있어서 LPG충전소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우선 LPG충전소의 수익성을 향상시켜 휴·폐업하는 충전소를 줄이고 수소충전소로 점진적으로 전환해 갈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LPG충전소 휴·폐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LPG자동차 보급 등 일정 규모의 LPG수요를 유지시킬 필요가 있고, 충전소 부대시설 규제를 완화하고 셀프 충전을 허용하는 등 LPG충전소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소충전소를 건설하는데 인허가 부분이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LPG충전소에 수소 충전설비를 추가하거나 수소충전소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인허가에 대한 파격적인 규제완화 조치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수소충전소만 운영해서는 경제성이 안 나오기 때문에 수소공급설비를 추가하거나 수소충전소로 전환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운영비용 지원, 금융지원, 세제혜택과 충전소 부지에 대한 용적률·건폐율 상향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수소사회를 앞당기는데 있어서 LPG충전소가 확실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첫 걸음, LPG충전소에서 해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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