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에너지가격과 연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수송용 연료 시장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전통 수송용 차량시장이 LPG와 CNG 등 가스체 연료시장으로 옮겨가는 듯 하더니 수소 및 전기차 시장으 로의 전환이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업계는 물론이고 LPG자동차 충전업계도 수소 및 전기 차로 급격하게 전환되는 상황에 충격이 적지 않은 가운데 완만 하게 연착륙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탈탄소 내지 탄소중립 사회로의 변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속도가 줄기보다는 오히려 더 탄력이 붙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여 저탄소 시대를 앞당기려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이끌어내 시장 선점과 사업화로 변모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사업성을 빨리 잃어버리지 않고 지켜 나가길 희망하는 LPG업계는 셀프충전기 설치를 통해 늘어나는 인건비를 줄여 운영 효율을 높이고 1톤 화물차와 어린 이 통학차 보급 확대로 감소하는 LPG자동차 숫자를 증가 내지 유지시켜 LPG수요 감소를 방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 주유소업계는 감소하는 수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주유소 부지를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소를 함께 설치하거나 세차 및정비, 편의점 또는 커피숍 등 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방안을 확대해 나가려는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심 소재 주유소나 LPG충전소의 경우 사실상 이런 공간을 갖추고 있는 곳이 사실상 거의 없어 부도심이나 지방 소재 기존 또는 신설 인프라시설에 시범적인 설치를 확산시켜 나가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나가려고 분투 중이다.

경제성을 비롯해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나 결과로 도출될 경우 이를 다른 곳에도 접목시키고 확산해 나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자영 주유소나 LPG충전소 차원에서 이뤄지기 보다는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 SK에너지를 비롯 GS칼텍스, S-OIL, 현대 오일뱅크 등 정유사 차원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진행된다고 하는 것이 옳은 말이다.

자영 충전 또는 주유소 차원에서는 부족한 자본력과 인력 및기술 등으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데 제약이 적지 않아 다양한 시도와 새 아이템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현실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2040년 석유시장 15% 이상 축소된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E-mobility 성장에 따른 석유산업 대응전략 연구’를 통해 수송용 에너지의 전환이 제 2차 에너지 전환으로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 부상돼 논란의 대상을 넘어 이념적 대립으로까지 전이되는 홍역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휘발유와 경유 등 수송용 연료가 전기나 수소로 대체되는 ‘수 송에너지 전환’으로 변화될 경우 석유제품 내수시장이 2040년 까지 15% 이상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한계 주유소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10년간 연평균 1.3%씩 지속 감소세에 있는 주유소가 2040년경에는 2019년 기준 1만1,509개 주유소의 74%인 8,529 개소가 시장에서 퇴출되고 2,980개만 존립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유소 1개소당 평균 매출 기준 영업손실 규모가 BAU대비 약 31.9%인 12억6,500만원에 이르게 돼 30% 이상 영업손실이 발생하게 될 경우 현재에도 영업실적이 사업을 지탱할 수 없는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유소 사업의 급격한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의 수송에너지 전환 추진을 포함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른 석유수요 저감조치가 실행되면 2040년까지 석유제품 내수시장이 15% 이상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유 수요의 경우 2040년까지 BAU대비 37.7%인 5,470만 배럴, 휘발유 수요는 37.7%인 3,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정유산업 전체 수익의 2/3가 경유와 휘발유 판매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수송에너지 전환 추진으로 국내 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수요가 위축돼 정유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특히 석유제품 수요 구조에도 변화를 주게 돼 국내 석유제품 석유시장에서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수요를 위축시켜 산업용 납사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60%까지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즉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생산 및 공급을 포기하는 대신 납사 생산 및 공급에 집중하는 것이 공급 안전성을 감안할 때 적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국내 정유산업이 석유화학산업 원료 공급부문으로 전락하게 되며 그동안 수출 주력산업으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또한 석유제품이 연산품인 점을 고려할 때 납사 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생산기술 개발과 함께 발생하게 될 부산품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유 유통부문인 주유소사업은 이미 과당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로 한계 주유소들의 폐업이 속출해 10년동안 연평균 1.3%씩 지속 감소 현상에 놓여 있다.

특히 전기나 수소차 등 수송에너지 전환은 휘발유나 경유차 규모 축소는 물론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 주유소들의 영업손실로 귀결된다. 주유소가 현 수준의 영업실적 유지를 위해서는 2040년에는 2,980개의 주유소만 존립 가능하고 그 나머지인 74% 정도인 8,529개소는 석유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7년 이후 현 수준의 주유소 1개당 평균 영업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유소 규모가 축소돼 2030년까지는 2019년 기준 규모보다 2,053개가 축소되고 9,456개소의 주유소만 존립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유사 및 주유소의 대응방향

수송에너지 전환으로 정유산업은 불가피하게 납사 생산 및 공급에 집중하는, 즉 석유화학산업 원료공급 부문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나 중요 정유공장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주요 목표가 대부분 석유화학제품 생산이며 대규모 정유공장이 석유화학공장과 통합된 사례 들에서 이같은 전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강화된 환경규제에 맞춰 온실가스나 배출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저탄소 대체연료를 개발해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 주요 정유사들이 천연가스, 재생가능 원료 또는 바이오매스 등을 통한 저탄소 대체연료 개발을 추진하는 사례를 밴치 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주유소, 대리점 등 석유 유통부문의 경우 인위적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피해를 보게 될 주유소 사업자 사업전환에 정의로운 전환 원칙을 적용해 고용 또는 사업 유지가 가능하도록 공제조합을 통한 토양오염 정화비용 지원, 전기 및 수소차 공공 충전소 구축 등으로 주유소 용지 지목변경하는 경우 지방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주유소사업을 접고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경우 상당한 전환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중소기업 사업전환 촉진에 관한 법률, 동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주유소 사업 전환시 우대받을 수 있는 조항 신설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PG수입사 및 충전소의 대응방향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와 2,000여개를 웃도는 LPG충전소는 탈탄소와 미세먼지 저감 정부 정책에 수소충전소 설치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방안과 함께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춰 방향 설정을 강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정부 정책과 역행하기보다는 동조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끌어내는 한편 LPG공급자로서의 지위를 연착륙시켜 나가는 방안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수소 및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대응해 1톤 화물차, 어린이 통학차 등을 LPG차 보급 정책으로 LPG수요 기반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과 동시에 LPG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함께 설치해 에너지시장에서의 위치를 유지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 중인 수소경제시대는 부족한 인프라와 저조한 수소 및 전기차 보급 속도가 어느 정도 괘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2030년 이후나 기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는 셈이다.

정부의 미래차 보급 목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기차를 113만대, 수소차는 20만대, 수소충전소는 450개소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지역주민의 반대, 경제성과 부족한 설치장소와 입지 규제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계획대로 설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프라가 구축이 목표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현행 부생수소 생산 체제 아래에서는 한계가 적지 않다.

기체가 아닌 액체수소를 양산하고 이를 유통 및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는 LNG를 통한 추출수소 생산을 위해 거점 생산지역을 선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90만톤 안팎에 불과하고 이 중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약 10%인 19만톤에 머물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철, 석유화학공정 또는 연료전지 등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수소는 자체 공정에 투입되고 수소를 필요로 하는 시중에 유통되기에는 지극히 부족한 물량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이같은 환경을 고려해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는 물론 정유사는 코하이젠에 지분 참여해 상용차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동참하기로 하고 지난 4월 경남 창원에 개최하는 현판식에 참석한 바 있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수소충전소 35개소를 구축해 이를 운영할 계획인 코하이젠은 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LPG수입사나 정유사의 참여를 필요로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가스의 경우 인천 논현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LPG충전소와 함께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부족한 수소차 보급 대수와 충전소 운영에 따른 수익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윤병석 SK가스 사장은 스완 1.0과 2.0에 대한 계획을 발표해 LPG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수송용과 가정상업용 중심의 LPG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용과 석화화학용 중심으로 재편하며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의 연간 70만톤의 프로필렌을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폴리미래와의 합자사인 울산 PP를 설립해 올해 상반기 폴리프로필렌의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스완 2.0 기반을 마련해 울산 LNG터미널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가스가 추진할 스완 2.0은 LPG와 LNG 가스복합 화력발전소를 완공하고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사실상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LNG 터미널과 LPG충전소, SK어드밴스드의 부생수소 등을 활용한 수소 밸류체인은 2024년 이후 가스복합발전소 완공으로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병석 SK가스 대표의 스완 2.0은 현재 45% 안팎을 점유하면서 선도하고 있는 LPG시장을 변화하는 친환경에너지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져 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NG와 LPG복합발전 체계가 구축되면 SK가스가 건설 중인 울산 GPS의 사업성이 커지게 되고 LNG터미널의 냉열을 이용해 액체수소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연결시켜 나가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특히 SK어드밴스드의 프로필렌 제조 공정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주)덕양 등 인근 수소업체에 공급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액체수소의 생산, 유통 등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LPG시장의 경쟁사인 E1은 올해 정관 개정을 통해 전기 및 수소차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역점 추진하는 것에 방점이 찍은 셈이다.

구자용 E1 회장은 국내 대표 LPG기업으로 성장한 E1이 앞으로의 위기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을 제안했다.

올해 경영기조를 ‘도전과 성장’으로 제시한 구자용 E1 회장은 LPG트레이딩 역량을 제고하고 고정 거래처를 발굴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며 도입선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를 높여 해외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요가 확대되는 석유화학시장에서 약정 물량을 확보하고 신규 거래처를 추가 발굴하며 정유사는 물론 석유화학사의 신규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선제 대응하며 도입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도입물량을 확보하고 선박운용 수익성을 증대하며 운임 시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E1은LPG탱크터미널을 비롯한 연관 사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 개도국 시장에서 세컨 홈을 발굴하며 북미 세일가스 관련 사업 확장기회 모색,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 신사업 추진, 수소경제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벤처펀드를 활용한 미래 유망 신사업 기회 발굴 등 새로운 성장기반 사업을 모색할 방침이다.

특히 LPG수요 확대를 위해 LPG자동차 보급 및 기술개발, LPG선박 벙커링, LNG 사용처의 LPG연료사용 전환 등 수요개발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현장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LPG충전소 부지에 대한 최적 활용방안을 만들고 부대사업 활성화와 수소, 전기차 등의 이용이 가능한 복합충전소 운영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위기의 LPG·석유 시장, 향후 대응 방향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국내 에너지산업 구조도 앞으로 크게 재편되는 상황에 놓인 시점에 석유와 LPG산업계의 당면 과제가 실제로 적지 않은 상태다. 미래 성장을 담보할 사업 다각화를 위한 포트 포리오 재구축, 그동안 LPG와 석유산업을 위해 구축해 놓은 인프라와 자산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해 리스크를 최소화할지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접목하거나 이들 시설에 수소 또는 전기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시도들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을 비롯한 다양한 검토를 거치지만 그렇다고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성과나 검토 결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수소·전기충전소의 경우 차량 보급이 많은 도심에 설치해야 하지만 각종 진입규제와 안전 거리 등에 부딪쳐 설치가 쉽지 않으며 주민 민원이 적고 부지가 넓은 지방 또는 도심 주변에 서는 차량 숫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그렇다고 수소·전기차 시장이 충분히 성숙된뒤 시장 진입을 검토하게 될 경우 진입 장벽과 시장 선점 측면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결국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과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는 시기에 효과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다양한 검토와 시도를 통해 숙제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LPG수입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수소팀을 신설하는 등 수소사업에 대한 투자와 다양한 검토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왕성하게 진행시켜 나가고 있어 기대에 걸맞은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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