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쇼핑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쇼핑도 몇 번의 조작으로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장소까지 배달이 되는 등 편리해졌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물류시스템이 점차 고도화가 됐기 때문이다. 이 중심에는 콜드체인시스템이 있다.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콜드체인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콜드체인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콜드체인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김종경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하 KCL) 수석연구원을 통해 앞으로의 콜드체인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콜드체인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코로나19로 더 빨라졌지만 사실 최근 수년 전부터 국내외 기업들이 앞 다퉈 신선식자재에 대한 유통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물류시장에서 콜드체인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해왔다. 과거에는 콜드체인 시장이 제조에서 유통 및 소매점포로 가는 B2B영역의 비중이 컸으나 이제는 e-commerce의 식자재 유통 활성화, ‘신선식품 배송’ 등 다양한 비즈니 스가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marketsandmarkets.com은 2018년 세계콜드체인시장을 약 220조원으로 추정했으며 매년 7.6%씩 성장해 2023년에는 약 32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콜드체인시장의 성장은 콜드체인시장 개도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콜드체인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390억위안(약 57조5,800억원)으로 5년 사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나라는 통계가 부족해 콜드 체인시장을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현재 9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식품콜드체인시장만 추정한 매우 소극적인 통계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물류시장의 40%까지 콜드체인기술 및 서비스가 적용된다고 볼 때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콜드체인시장을 주목해야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비대면 경제 시대의 도래를 들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첨단 기술이 개발돼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는 이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온라인쇼핑 또는 O2O 등의 플랫폼을 통해 다수 공급자 및 소비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한다. 경제성을 이유로 해외 공급망을 확대해왔으나 점차 국내로 회귀하는 정책으로 바뀌었고 공급망도 다변화하는 분산정책을 펼쳤다. 또 생산효율 혁신을 중점으로 적시공급생산 같은 무재고를 강조했다면 지금은 안전재고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즉 비용과 속도를 핵심으로 여겼던 물류산업이 안전과 신뢰의 가치에도 비중을 두게 된 것이다.

밸류체인에 변화가 생겼다.

소비자들도 시공간이나 감염병을 걱정하지 않고도 편리하고 안전한 그러면서도 위생적이고 친 환경적인 소비를 하고자 했다. 신선물류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유통하기 위한 콜드체인기술, 풀필먼트 서비스 등이 그 예다.

디지털전환도 한 몫을 했다.

유통 및 물류에서도 디지털전환이 일어나 ICT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 서비스로 신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만들어질 스마트시스템에 걸맞은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물류시스템 구축도 진행될 것이다.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 우드, AR/VR 등)이 등장하면서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유통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온라인 만으로만 존재하는 커머스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 물류 인프라를 하나로 통합한 ‘신유통’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다.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뉴노멀 2.0 시대에는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져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네트워크 효과 및 플랫폼 기반 비즈니 스로 발전해왔던 플랫폼 기업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물류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Life Style Platform)’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한다. 배달 등 물류 행위를 물류(택배)라고 여기지 않고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서비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류의 중심이 과거에는 산업물류였다면 지금은 생활물류가 중심이 됐다. 언택트(Untact), 공유, 홈코노미, 고객가치, 1인 10색, N차신상, 귀찮니즘등 다양한 트렌드와 고객 유형에 따른 맞춤형 생활물류가 주목받고 있다. 빠른 배송, 번쩍배송, 로봇 및 드론 배송 등 배달이 선진화되고 있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쿠팡의 로켓배송, SSG의 쓱 배송 등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빠른 배송과 근거리에서 즉시 배송이 가능한 번쩍 배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유통기업 Amazon은 드론을 활용한 드론배송을 이전부터 실험배송 하는 등 새로운 배달 서비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증가하는 물류량과 혁신적인 유통 서비스, 다양한 상품제공이 중요해지면서 물류센터(Distri bution Center)와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등 보관 선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도시외곽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풀필먼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도심 내 소형풀필먼트센터로 바뀌고 무인택배보관함이나 생활용 공유창고, 셀프스토리지 트렁크룸 등 보관을 용이하게 하는 서비스가 늘었다.

■콜드체인 활성화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KCL은 주변국의 표준화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협업하는 한편 세계표준화기구(ISO)의 포장분야를 중심으로 창고, 수송, 비대면 유통 등에 대해 적극적인 표준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콜드 체인의 표준화는 2015년 수립된 국가기술표준원의 중장기 표준화로드맵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KCL은 2017년에 ISO/TC122(포장)에 정온수송 포장(temperature controlled supply chain) 작업반을 개설하고 표준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는 수송포장-소화물 정온수송포장-1편:일반 요건과 수송포장-소화물 정온수송포장-2편: 시험방법 등 2건을 완료했다. 올해 안으로는 우수공급망관리에 따른 바이오의약품포장 일반사항 및 시험방법과 GDP 원칙에 따른 비살균 의료기기의 포장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한 일반 사양 및 시험방법 등 2건이 국제표준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국가 및 단체표준으로는 KS표준으로 택배서비 스용 정온물류용기 일반사항(1건) 및 시험방법(1건), 단열포장-온도민감성 의약품의 단열포장 시험방법을, 단체표준으로는 식품용 저온물류센터 보관분야 요구사항, 식품 콜드체인 운송서비스 지침, 사물인터넷 기반 콜드체인 실시간 데이터 수집을 위한 프로토콜 등 6건의 저온물류센터, 운송서 비스, 데이터수집, 단열포장 등 올바른 콜드체인서 비스 제공을 위한 표준을 연구·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콜드체인 기술과 정책을 리드하는 서울 콜드체인포럼을 매년 개최하는 등 표준확산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소량보냉배송 국제표준인 ISO 23412를 야마토운수, 일본표준협회 주도로 개발하고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이 표준의 내용은 야마토운수의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수송네트워크, 작업지시서, 서비스 점검과 개선, 직원 교육 등으로 인증모델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콜드체인분야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활동하고 있으나 일부 연구기관과 기업의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의 중장기 성장전략 하에 관련 표준을 개발하고 인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향후 필요하고 생각하는 과제는.
순환물류과정 및 시스템의 타 과제 간 공유 및 적용하는 과제다.

물류 이동간 순환물류포장(RTP)을 적용이 가능한 영역으로 각 과제의 컨소시엄간 긴밀한 협조로 개발기술을 교차 수용하기로 사전 협의가 완료됐다.

연차별 테스트베드 구축 및 수요처 검증 단계에서 순환물류포장의 사용성과 현장적용성을 평가 가능하며 기초설계에 기반을 둔 조품을 각 과제별 연동을 반복 수행해 상세설계에 반영 및 최적화하는 방법을 진행할 예정이다.

순환물류포장(RTP)의 고도화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 TCL 전용 플랫폼과의 연동성에도 긴밀한 협조가 예상되며 이는 순환물류시스템과의 연동성과도 접목돼 전체 시스템의 블록체인화를 가능하게 해 물류흐름의 신뢰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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