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탄소전환연구실의 고유나 선임기술원, 이원희 책임연구원, 김영은 선임연구원, 박기태 책임연구원(좌부터)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탄소전환연구실의 고유나 선임기술원, 이원희 책임연구원, 김영은 선임연구원, 박기태 책임연구원(좌부터)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새롭고 간단한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탄소중립의 핵심기술인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이하 에너지연) 탄소전환연구실 박기태 박사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 섬유 및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 합성가스, 일산화탄소, 개미산과 같은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의 생산성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신개념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물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 및 연료로 바꾸는 친환경 기술이다. 온실가스도 줄이고 유용한 제품도 생산할 수 있어서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로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의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연구에서는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전해액을 사용해왔다. 전해액은 이산화탄소가 쉽게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전기적인 저항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전해액을 사용하면 불필요하게 많은 전기에너지를 공급해야 하고 전해액 제조비용과 더불어 추가적인 반응기 부품 및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수증기를 불어넣는 간단한 방법을 고안해 전해액 사용을 대체했다. 수증기가 촉매의 표면에 맺혀 얇은 액체 막을 만들고 여기에 기체상태의 이산화탄소가 연속적으로 녹아들어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매우 간단한 방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비되는 전력을 3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전해액 비용 및 전해액 사용에 따른 장치·운전비용을 줄임으로써 제품의 생산단가를 5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데 적용될 수 있어 기술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연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로부터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해 탄소중립적인 화학제품(e-chemical) 및 연료(e-fuel)를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분야로 적용처가 점차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자인 박기태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경제성과 생산성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연구가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개발된 기술이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산업현장에 하루빨리 적용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연은 이번에 개발한 전기화학적 전환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올해 2월에 에너지환경기술기반의 플랜트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주)성광이엔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규모 기술 실증 및 사업화에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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