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신고리원전 4호기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설비의 고정볼트 조임력 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는 지난 5월 29일 발생한 신고리 4호기 콜렉터 하우징( 발전기 회전자에 직류전원을 공급하는 전력생산 부속 설비) 내부 화재 사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KINS)이 수행한 사건조사 및 안전성 확인이 마무리됐다고 15일 밝혔다.

화재발생 설비 점검결과 
화재가 발생한 설비인 콜렉터 하우징 내부의 총 5개소에서 화재로 인한 손상이 확인됐다.

발전기 회전자로 전류를 제공하는 설비인 콜렉터링 본체와 콜렉터링에 붙어있는 분배링, 브러쉬 홀더, 콜렉터링을 지지하는 리깅(Rigging) 하부, 발전기 축이 손상되었음을 확인했으며 화재 진행 순서는 분배링, 브러쉬 홀더, 리깅 하부, 콜렉터링 본체, 발전기 축 방향으로 진행됐음을 확인했다. 

화재감식 외부전문가도 콜렉터링 및 분배링이 용융·파손된 지점에서 절연파괴로 최초 아크(Arc :불꽃)가 발생했으며 열속(熱速)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터빈 정지 및 아크 발생 원인
콜렉터 하우징 내부 아크로 전력생산 부속설비 일부에 용융 및 화재가 발생하고 화재로 인해 손상된 설비의 고진동으로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배링 고정볼트(발전기 측 22개)의 조임력이 제작사 작업지침서 기준값에 일부 불만족(≦22kgf.m, 기준값 : 24.2~27.6kgf.m) 하는 것으로 나타나 분배링 고정볼트 체결 미흡 → 접촉저항 증가 → 콜렉터링 내부온도 상승 → 접촉부위 용융 → 절연 저하 → 아크 발생 과정을 거쳐 아크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됐다.

관련 외부전문가도 분배링에 조임 흔적이 관찰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설치 초기 고정볼트 조임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안전설비 작동
터빈정지 초기에는 증기우회제어밸브(SBCV)가 자동 개방돼 잉여증기를 복수기로 방출했였으나 그 후 터빈밀봉증기 압력저하로 복수기 진공압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증기우회제어밸브가 자동으로 닫혔으며 과압방지를 위해 주증기안전밸브(MSSV) 3대가 자동 개방돼 잉여증기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이로 인한 개방 소음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후 주제어실 운전원이 주증기대기방출밸브(MSADV) 4대를 수동 개방해 주증기 배관압력을 정상 복구했다.

다만 터빈정지 발생 시 복수기 진공압력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한 터빈밀봉증기압력 유지가 미흡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 화재대응 절차서에 따르면 화재발생 인지 후 외부소방대에 즉시 신고해야 하나 화재발생 후 자체소방대 신고에 비해 외부소방대 신고가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외부소방대 출동 시 발전소 입구 청원경찰의 안내 방법 등이 절차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방지 대책
원안위는 한수원이 이번 사건에 대한 단기 재발방지대책으로 콜렉터 하우징 내부에 연기 감지기 및 경보 신설, 운전원 현장점검 주기 단축(1회/주→1~2회/일) 및 계획예방정비 마다 콜렉터 분배링 고정볼트 조임력 등을 점검하고 터빈정지 시 터빈밀봉증기 압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터빈밀봉증기를 공급하는 절차·방법 개선 및 유사시 터빈밀봉증기 압력 확인 순서 상향조정 등의 관련 조치가 이행됐음을 확인했다.

또한 중장기 재발방지대책으로 고지능형 CCTV를 활용해 원전종합상황실과 발전소 주제어실에서 화재징후를 상시 감시하고 콜렉터 관련 설비에 대한 예방정비기준 개발을 추진한다.

화재 발생 시 한수원 자체소방대 신고와 동시에 외부소방대에도 신고하고 외부소방대 출동 시 신속하게 발전소에 진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서를 개정할 계획임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신고리4호기의 터빈 베어링 설비조립 등 정비작업을 완료하면 발전소 안전성 확인 후 재가동을 승인하고 한수원이 수립한 재발방지대책 이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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