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그린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이다. 이는 기존 경제·산업 시스템에 대한 대변혁으로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것이며 그 핵심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다.

그린뉴딜 정책 선포후 1주년을 맞은 현재 많은 성과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태양광과 풍력을 확대해나가고 이를 전력으로 대체해나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허가와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인해 설치 확대가 쉽지 않으며 산업초기의 각종 리스크를 감당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탄소제로를 목표로 카본프리아일랜드를 지향하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 해상풍력, 영농형 태양광 확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곳에선 그린뉴딜은 미래가 아닌 ‘생활’과 다름이 없다. 이에 한국에너지공단, 제주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지역상생, 주민수용성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탐라해상풍력과 영농형태양광단지를 찾아 효율적인 그린뉴딜 달성 방안과 미래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그린뉴딜은 더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특히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그린뉴딜은 이미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접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을 충전해 움직일 수 있게 하고 남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시 사용하는 등 그린뉴딜은 미래를 움직이는 수많은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이끌어내며 이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고민하는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치해 석탄화력 등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해나가느냐가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거리두기 및 인원제한, 열체크,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그린뉴딜 현장탐방에서 카본프리아일랜드 제주도에선 미래가 ‘생활’로 자리잡아가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해상풍력, 상생으로 완성했다
전세계적으로 발전효율이 높은 풍력 중에서도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에너지전환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상풍력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먼 바다일수록 풍속이 빨라 육상풍력보다 발전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주요국가에서 온실가스 저감과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바다 위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쏟아지고 있다.

푸른 바다에 마련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는 줄지어 세워진 거대한 3MW급 풍력발전기 10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7년 한국남동발전 주도로 제주도 한경면 일대 해상에 조성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는 두산중공업의 주력 3MW 풍력발전기 10기로 구성됐으며 1,650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로 지역과의 상생협력의 최초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주민수용성 극대화에 성공한 바 있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국산터빈을 사용한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로 전 과정에 국내 기술이 적용됐다. 연간 발전량 85GWh 전력생산으로 제주도민 약 2만4,000여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건설, 운영 등 과정에서 약 3,000여명 고용창출, 제주도 발전기금(30억원) 출연 및 지역사회 환원(4억5,000만원/년)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원금을 조성된 리조트 및 체험마을과 연계해 단지 주변 관광객 증가로 인한 식당 카페 등 주변 상권 활성화 등 상생사업모델을 정립했다. 특히 풍력발전사업에 주민이 직접 지분(주주)으로 참여해 수익이 나면 지분만큼 배당으로 나눠갖는 방식도 도입됐다.

또한 당초 어족자원 감소에 대한 우려도 해상풍력구조물의 인공어초 역할로 어획량 증대 효과 등 해상풍력과 어업공존의 발판 역할을 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소 구축이 현실화된 것은 정부와 기업, 지역주민 모두가 협의를 통해 양보를 이끌어낸 덕이다. 특정 회사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닌 국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풍력산업의 성장과 지역주민의 수익 등에 모두가 공감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협의를 계속한 결과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만큼 많은 우여곡절을 이겨내야 했다. 해상풍력발전기로 인한 조망권 침해나 소음문제,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인한 조업불황 등 발전사업자와 지역주민 모두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난관에 부딪혔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사는 2006년 발전사업 허가 이후 2017년 9월 준공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동안 지역주민들과의 협조를 구한 끝에 상생의 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정임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장이 가동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임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장이 가동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민과 사업자 모두를 걱정시킨 가장 큰 문제는 발전기 소음 피해보상과 풍력발전기에서 전자파로 인한 어획량 감소 관련이었다. 모두가 두려운 가운데 우선적으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수익금이 발생하면 일정 비율을 어느 정도씩 주민들에게 돌려주되 소음 및 어족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실상을 지켜보면서 다시 판단·협의하자는 쪽으로 합의했다.

막상 발전기가 가동되기 시작하자 소음 문제를 오히려 쉽게 해결했다는 것이 탐라해상풍력발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상풍력발전기는 바람이 초속 3m 이하면 자연히 돌지 않고 초속 25m 이상 강풍이 불면 안전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다.

탐라해상풍력은 100% 국산 기자재를 사용하고 설계·제작·설치 등 전 공정에 국내 기술을 사용하는 등 국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해외에 풍력을 수출하기 위한 산업화 기반도 마련했다. 전력생산 가동률은 약 31.7%(연중 평균)로 하루 24시간 중 6~7시간 가량 돌아간다.

이와 같은 성공적인 해상풍력발전사업으로 평가받는 탐라해상풍력은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이 소음문제만 일으키는 애물단지가 아닌 친환경에너지를 안전하게 생산하고 국민들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변화의 첫 출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48조원을 들여 신안 앞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을 준공해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 목표의 성공을 이끌어낼 ‘단추’로 탐라해상풍력이 주목받는 이유다.

기술, 전기·작물 동시 생산 실현
태양광산업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태양이 비치는 곳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특히 기술발전은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기술개발은 농업으로까지 이어져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며 작물까지 키울 수 있게 됐다.

영농형태양광은 기존 농지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해 농지 보존과 농작물의 수확량 유지를 전제로 전기생산도 병행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농가의 소득증대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기여하는 그린뉴딜의 핵심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농기계 운영이 가능한 높이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고 태양광패널의 간격을 적절하게 배치함으로써 농작물에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해 벼 수확량을 설치전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영농형태양광은 재생에너지로서 지구 환경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등 환경에 대한 유해성이 미미하다. 즉 환경을 고려한 자연친화적인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태양광에너지는 태양이라는 자연현상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한한 에너지원을 재료로 사용하며 설치된 태양광패널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주 제주시 한림읍 월림7길 90에 위치한 제주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소장 고봉철)는 전력을 생산하면서 작물을 생산하는 재배모델 실증 현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동 중인 센터는 용량 40kW에 750m² 규모로 총 사업비 1억5,000만원이 투입됐으며 태양광 차광률 30%을 기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영농형태양광 재배모델 실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구축한 서부농업기술센터 영농형태양광단지는 시설 하부에서 작물의 수량 감소 정도, 영농형태양광 재배환경 데이터 수집 및 활용 방안 모색 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를 유지하면서 태양광발전까지 할 수 있어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농업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 되는 등 영농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영농형태양광은 영농수익과 함께 부가적으로 전력 판매수익도 얻을 수 있어 각광 받고 있다.

영농형태양광에서 농사와 태양광발전이 병행 가능한 이유는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광합성량을 보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물의 생육의 최대 필요 광합성량의 임계치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빛은 작물의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이를 태양광발전에 이용한다.

지난해 설비구축 이후 올해 초부터 재생에너지 생산을 농업 현장에 적용하는 ‘영농형 태양광 재배모델 실증’을 제주에서 추진한 이래 영농형태양광시설은 전력생산과 동시에 제주 농사 소득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영농형태양광 설치는 시설 하부에 특화작목 재배를 통해 영농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병행하는 데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2022년까지 마늘, 양파, 양배추 품목을 대상으로 생육상황, 생산성, 재배방법 등을 실증해 태양광에 적합한 품목을 찾게 된다.

올해부터는 시설 하부에서 작물의 수량 감소 정도, 토양 중금속 등 농업환경 변화 측정, 영농형 태양광 재배환경 데이터 수집 및 활용 방안 모색 등을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앞으로 영농형 태양광 표준시스템과 작물별 표준재배기술 개발 연구를 비롯해 구조물 비용 및 시공비 절감, 장기간 내구성 확보, 부분침하, 중금속 오염정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영농활동을 하면서 태양광발전을 통해 농업 소득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농작물에 대한 적정성을 확인하고 태양광 확산을 통한 그린뉴딜 달성과 함께 농가의 작물 소득에 기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에 조성된 영농형태양광발전소.
제주도 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에 조성된 영농형태양광발전소.

그린뉴딜, 친환경 전력생산 새 패러다임 구축
제주도는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기반의 전력시스템 구축으로 그린뉴딜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관계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설치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필요한 곳에 적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변동성, 간헐성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면서 효율적인 전력을 구축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미래에너지 발굴과 확대, 보급은 단순히 탄소를 절감하거나 태양광, 풍력설비를 늘려가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된다. 정확한 수요와 공급량을 예측해 원활한 전력수급이 언제나 가능한 공급체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석탄, 원자력발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정책 등의 계획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동성, 간헐성 문제를 적극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기를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필요한 곳에 전기를 제때 공급하고 남는 전기를 저장해 비상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중심의 수요자원시장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미래형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하며 온 국민이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혜택을 누리는 결과로 이어가야 한다. 이것이 그린뉴딜의 의미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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