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만으로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고출력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금동화, 이하 KIST) 에너지재료연구단 김일두 박사팀은 고용량·고출력전지 특성을 갖는 나노섬유 전극소재를 이용한 ‘고효율 이차전지 나노소재 제조 기술’을 개발,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갔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김일두 박사팀은 이차전지용 나노소재 제조기술과 관련해 6건의 특허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및 PCT에 출원 중이다.

김일두 박사는 “1차원 나노섬유 구조를 가진 전극소재를 이용해 이차전지를 제조함으로써 높은 충·방전 효율과 고속 출력이 동시에 가능해졌다”라며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휴대용 이차전지와 고출력 특성이 필수적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에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IST는 최근 (주)AMO(대표 김병규)와 ‘이차전지 소재 제조기술’에 대한 통상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주)AMO는 KIST로부터 전극활물질 원천 제조기술을 이전받아 고출력, 고용량 이차전지를 양산하기 위한 공정개발에 착수한 뒤 2~3년내에 다양한 이차전지 응용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이 분리막에 의해 분리돼 있다. 일반적으로 전지를 장시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용량 특성을 가진 음극소재가 필요하며 높은 출력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 등에는 고출력 양극소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흑연계 음극소재는 이론 용량이 372mAh/g으로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능력에 제한이 있어 장시간 사용에 제약이 있었다. 기존 흑연계보다 용량이 월등히 높은 음극소재로 실리콘(4,200mAh/g)이나 주석(900mAh/g)계열의 소재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이러한 소재들은 충방전시 체적 변화(200~350%)가 크게 발생해 수명(사이클 특성)이 매우 짧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부피 변화 문제는 나노입자나 나노와이어 음극소재를 이용해 극복할 수 있으나 실리콘 및 주석계열의 나노입자 및 나노와이어는 가격이 너무 높아 대량생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섬유 제조기술은 음극소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양극소재를 저가에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극소재가 섬유상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표면적이 넓고 섬유 사이의 열린 공간을 통해 리튬이온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고출력 특성이 우수하다.

일례로 주석계열의 나노섬유를 음극소재로 사용할 경우 고율(High Rate>2C)에서도 600mAh/g  이상의 고용량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때 1차원 나노섬유 구조가 리튬과의 반응시 발생하는 체적변화를 크게 완충해 수명 단축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한편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가 석유를 대신할 무공해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지연구조합 보고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자동차시장은 연 47.6%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확보된 KIST의 원천기술은 세계 모바일기기시장과 하이브리드자동차를 포함하는 중대형 이차전지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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