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직무대행 김상기)가 서울시에 서울지역 집단에너지사업을 넘겨받아 통합운영하겠다는 공식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SH공사집단에너지사업단이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올해 초 한난은 ‘서울지역 집단에너지사업 최적화 방안’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SH사업단은 환상배관망은 사업자와 사업자간 열 거래를 통한 배관연계사업이지만 최근 서울시가 검토하고 있는 열연계 연구용역은 이를 뛰어넘어 SH사업단을 한난이 통폐합의 초석을 놓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에 대해 한난은 단순 용역일 뿐 그 이상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해명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SH공사집단에너지사업단(단장 박용한)은 역경을 딛고 지난달 초 서울시로부터 마곡지구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재정투자융자심사를 통과, 본격적인 착공을 앞둠에 따라 서울시 집단에너지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달 돌연 한난이 서울시에 통합운영과 관련 공식적인 제안을 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정용우 한난 사업개발팀장은 “이번에 서울시에 제출한 내용은 올해 초 진행해 왔던 ‘서울지역 집단에너지사업 최적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과 연계된 진행사항”이라며 “열연계를 통해 기존 한난 시설과 통합운영할 경우 지금까지 비싼 열요금을 지불해왔던 시민들의 난방비를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책임경영을 통해 서울시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또 “배관망 연결은 목동지구의 경우 한강 건너편인 마포에서 넘어오고 노원지구는 용산구 이촌동에서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건설함으로써 서울 전 지역이 환상망을 갖출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한난과 열연계를 하면 PLB(첨두부하보일러) 가동을 70% 가량 줄일 수 있어 경제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팀장은 “서울시가 통합연계에 대해 승인을 하면 마곡지구와 열연계를 위한 배관망은 전적으로 한난의 비용을 투입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서울시 입장에서는 열병합발전소 설치를 위한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열공급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H사업단은 “한난이 열연계를 통해 마곡지구에 안정적인 열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난이 확실하지도 않은 이론만을 갖고 무리한 사업확장을 꿈꾸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난이 전기생산으로 인한 경영개선이 눈에 띄게 이뤄지면서 과도한 발전시설 확장으로 잉여열을 해결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SH사업단과의 열연계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SH사업단은 한난이 잉여열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일 뿐 SH사업단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무엇보다 한난이 열배관을 통해 열을 공급함으로써 기존 보조보일러 의존율이 70%에 달하는 SH사업단의 보조보일러 가동률을 제로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열요금 인하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SH사업단의 관계자는 “마곡지구의 열병합발전소가 설치되면 2025년부터 연간 567억원의 수익이 발생해 집단에너지 수익구조 개선으로 저렴한 열공급 및 에너지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간 20만1,500TOE의 에너지절감과 47만600톤CO₂의 온실가스 저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난이 자기들의 이익만을 챙기는데 급급해 마곡지구 열병합발전소 착공이 늦어지면서 당장 내년 상반기 입주할 6,000여 가구 열공급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 우려된다”라며 “현재 먼저 입주하는 이들 가정의 열공급을 위해 목동열병합발전소와 배관연결이 이미 진행 중에 있는데 이러한 잡음들이 섞이면서 일의 진척을 늦추는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동안 SH사업단은 추진해오던 서울 마곡지구의 열병합발전소 설치와 관련 서울시의 재정투자융자 심사가 통과되면서 한 고비를 넘기면서 2014년 중에는 열병합발전소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장밋빛 미래를 꿈꿔왔다.

이러한 가운데 한난이 서울시에 통합운영과 관련 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한난과 SH사업단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한난의 의견을 받아들여 SH사업단을 한난에 위탁을 하게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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