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지역난방 열요금이 올해 결국 인상되지 못하고 부채만 떠안은 채 해를 넘기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난방 열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하고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면서 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으나 그것도 잠시뿐 또 다시 물가안정이라는 국가적 이슈에 부딪혀 여전히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충분히 사업자들의 업황을 이해하고 장기간 열요금이 동결된 만큼 인상해야 하는데는 공감은 하지만 하나의 정부부처로써 민생을 뒷전으로 하기에는 부담감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은 정부가 내세운 자율경쟁 집단에너지시장의 흐름을 깨뜨리는 것이며 정부가 나서서 요금담합을 조장하는 모양새라고 업계의 관계자는 지적했다.

무엇보다 사업권 획득 당시 정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열요금 준용’을 약속한 사업자들의 경우 더욱 심각성을 보이고 있다. 한난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한난부터 적정원가를 지키고 있어야 가능하지만 한난조차도 당초 예상했던 바와 같이 올해 3분기 2,952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손실 210억원, 당기순손실 2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익 모두 마이너스를 본 것은 물론 2분기 때보다 손실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자별로 초기투자금액을 차치하고라도 발전용량에 따라 연료도입원가가 달라 생산단가 자체가 서로 상이한데 사업자들이 모두 동일한 요금으로 부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에너지업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업자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독과점시장이 형성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사업자들을 직접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시장이 원활히 운영되지 않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부가 사업자들의 어미 새 노릇을 할 수 만은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직접적으로 자꾸만 개입을 하다보면 사업 부실이 초래됐을 때 그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소지에 대한 문책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단순히 열요금 인상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똥이 정부로 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전문가는 “사업자들 역시 시류에 편승해 무턱대고 발전용량만 증설한 것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어느 누구도 승자가 있을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누구도 패자가 돼서는 안되는 만큼 정부와 사업자간 이견이 조금은 좁혀진 결과물이 빠른 시일 내에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정부는 사업자들과 끊임없는 의견 조율을 통해 열요금 인상에 대해서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정부가 늦어도 내달 중에는 열요금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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