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올해 초 선보인 아이디어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환경성과 경제성을 겸비했고 특히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서울시는 택시 43대를 대상으로 이 제품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효과는 만족스러웠다. 연료비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도 흡족했다. ‘무시동 난방장치’를 설치한 결과였다.

무시동 난방장치는 차량의 시동을 끄고도 난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자동차 운행 시 냉각수는 90도 가까이 올라간다. 이 가열된 냉각수를 시동을 끈 후 일정시간 난방열로 활용하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서울시는 올해 초 43대의 택시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 차량 정차 시 시동을 끄고 99.2시간 난방했더니 시동을 켠 상태와 비교해 13만1,860원(LPG 118.8ℓ)의 연료비를 줄일 수 있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06㎏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치의 설치비용이 대당 약 4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3개월이면 설치비용이 전액 회수되는 결과를 보여준 셈이다.

서울시는 당시 발표에서 “서울 택시 7만대에 무시동 난방장치를 장착해 하루 4시간씩 6개월을 가동할 경우 총 671억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따른 사회적 편익도 10억8,000만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실현시킨 회사는 경기도 화성에 소재한 신성오토텍이다. 김승규 대표는 “신성오토텍의 주력기술은 사출성형분야”라며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비롯해 파워윈도우, PCB반제품, 오디오 프론트 패널, 세탁기 등의 사출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과는 거리가 있는 ‘무시동 난방장치’는 서울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처음 아이디어를 들은 후 연구개발을 거듭해 지난해 말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김 대표는 “2012년 자체 연구소를 설립한 후 신제품을 구상하던 중 무시동 난방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게 됐다”라며 “2013년 후반부터 관련제품 개발을 시작해 약 1년 후인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 김승규 신성오토텍 대표가 자동차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향후 기대도 밝혔다. 그는 “개인이 장치구입을 선택해 설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며 “연료비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 지자체나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치의 시범사업을 주도한 서울시는 이 장치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 후 설치 대상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을 정하고 환경부와 적극 협의해 간다는 방침이다.

무시동 난방장치는 경제성과 환경성이 뛰어난 아이디어 제품인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지원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신성오토텍은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와 버스용 대용량 무시동 난방장치도 개발 중이다. 화물차와 버스는 각각 화물과 승객 대기시간이 많아 공회전을 통해 난방을 유지하고 있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화물차와 버스 모두 공회전으로 대기시간 난방을 유지하는데 이는 정부의 공회전 제한정책에도 위배되고 승용차보다 배기량이 큰 대형 경유엔진이 가동돼 연료소비와 대기오염의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신성오토텍은 아이디어를 기술개발로 연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에너지공학회가 주관한 ‘2015 대한민국 환경·에너지대상’ 시상식에서 환경부장관상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환경과 기술은 자칫 상극으로 비칠수도 있지만 환경을 담보한 제품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라며 “무시동 난방장치를 비롯해 환경에도 도움되고 사용도 편리한 제품개발을 앞으로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성오토텍은 최근 독일기업과 합작회사인 ‘신성바우저코리아’를 설립했다. 부품기술의 화두 중 하나가 경량화로 기존 금속 사출을 플라스틱 사출로 대체할 수 있는 정밀사출분야에 뛰어든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3개 공장과 외국 1개 공장을 운영하면서 약 6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라며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신규사업으로 2020년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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