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현대자동차 CNG충전소의 용기파열 사고현장, 용기가 파열되면서 버스를 뚫고 떨어진 CNG용기와 용기(위)와 파단시작부의 확대 사진(아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한 CNG용기 파열사고의 파장이 갈수록 확산 일로에 있다. 특히 이번 사고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부가 안전을 도외시한 채 정책적 성과를 위해 밀어붙이기 식으로만 추진해오던 CNG자동차 보급사업의 결과라며 관련산업 전반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고에도 불구 다행스러운 점은 자동차가 출고되기 직전에 제작사내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미 출고된 차가 운행중 또는 일반 충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피해나 여파는 더욱 컸을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현장에 점화원이 없어 가스의 직접적인 폭발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다행스러운 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정확한 사고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 추후 사고원인 규명이 가장 시급한 선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의 개요

27일 사고가 발생한 곳은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주) CNG충전장. 이 과정은 자동차가 용기를 장착한 후 최종 출하를 위해 가스를 200bar까지 주입하는 마지막 작업과정이다. 현재 CNG버스의 용기 장착공정은 총 13차의 공정을 거치며 각 단위공정이 끝날 때 마다 가스의 누출여부를 확인하는 Leak Test가 진행된다. 즉 CNG용기를 버스에 장착한후 CTR부 Tube를 조립하고 질소와 공기로 1(70bar), 2(40bar)차의 Leak Test를 각각 진행하며 레귤레이터 모듈화와 RR부 튜브를 조립한 후 다시 질소를 70bar까지 충전하고 Leak Test를 진행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1차로 CNG를 70bar까지 충전하고 다시 Leak Test를 진행하게 되며 이후 150bar까지 재차 CNG를 충전 2차 Leak Test를, 그리고 최종적으로 출하를 위해 3차 CNG를 200bar까지 충전 Leak Test를 진행한 후 차량을 출하하게 되는 것이다. 즉 이 3차 CNG충전과정에서 장착된 용기 7개중 6번째 용기가 파열된 것이다.

가스안전공사의 현장 조사에 따르면 사고는 CNG용기에 충전을 완료하고 충전호스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용기는 하부경판 및 상부경판에서 파열현상이 나타났으며 동판도 길이부로 파열이 진행됐음이 확인됐다.

공사는 하부경판이 먼저 파열되면서 고정된 6번째 용기가 버스의 차체를 뚫고 충전장으로 비산된 것으로 추정중이다. 이는 하부 경판부에서 파열시작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장조사에서 하부경판은 크게 4조각으로 파열됐으며 외부벽에 부딪혀 23.6m까지 비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체는 버스를 뚫고 충전장 안쪽 방향으로 비산됐으며 경계철망을 뚫고 6.5m지점에서 발견됐다.

현장조사결과

현재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며 다만 1차 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해 용기결함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현장조사결과 충전설비 전반, 용기 입고후 처리과정, 충전소 자동제어 시스템 등을 종합해 봤을 때 과충전이나 외적영향, 인적오류의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에서다.

또한 용기제조 및 검사공정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용기는 TYPE 2로 라이너가 용기설계에 포함된 구조며 강제라이너에 복합재료(섬유+수지)를 감은 형태의 용기다. 국내 검사기준은 ANSI 98을 근거로 마련됐으며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선진국에서 준용한 기준과 동일한 형태로 구성됐다. 제조공정은 원재료 입고부터 12개 공정을 거치며 △원재료 입고(성적서 리뷰) △Q&T열처리(재료시험) △UT검사(성적서 리뷰)에서 가스안전공사의 검사원의 확인 과정이 진행된다.

조사위원회는 용기제조기준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원재료를 포스코로부터 성적서를 받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과 UT과정에서 결함을 제대로 발견해 내지 못했을 가능성 등을 우려점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동일 로트에 대한 제품의 수거와 함께 원재료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피력하고 파열된 용기의 정밀분석을 통해 결함발생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러나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조사위원회는 관련사항을 다시 정밀조사를 의뢰했으며 파열용기에 정밀분석에 대해서도 전문검사기관의 분석을 의뢰해 결과가 나오는 데로 2차 조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사고가 미칠 파장

현재 사고는 용기결함이 유력한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은 과연 직접적인 사고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조사위원회는 원재료상의 하자였을 경우 해당제품의 동일 로트에 대한 수거조치로 일차적인 사고처리는 마무리 될 수 있지만 제작사의 제조공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보급된 용기 전체를 리뷰 해야할 뿐 아니라 현재 운행중인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함으로 큰 사회적 파장이 일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운행중인 차량의 용기가 문제가 있다면 자칫 현재 운행중인 차량에 대해서도 대형사고의 발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으로 시급한 사후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구나 국내 CNG용기 시장의 절반을 NK측이 점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 운영되고 있는 용기도 무려 11,000여개로 1,500여대의 버스가 이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일찍부터 CNG자동차 보급을 시작한 인도의 경우 이같은 용기제작상의 문제로 운행중인 차량의 용기가 파열되는 사고가 수없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조사가 촉구되고 있다.

원재료상의 문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현재 원재료인 34CrMo4는 포스코측이 전량공급하고 있으며 전적으로 성적서만을 리뷰하는 수준에서 검사과정이 종료됨으로 이에 대한 별도의 품질 확인이 마련돼야 한다. 다행히 이번 사고용기 로트에만 결함이 있었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만 그 외에 다른 납품재료도 동일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 역시 동일사고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번 조사과정에 대해 판재납품업체인 포스코측의 참여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원재료상의 문제 여부와 동일문제의 발생가능성에 대해서도 꼼꼼히 집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재료상의 하자였다면 타 납품 재료에 대한 확인도 병행돼야 함으로 역시 출고 용기에 대한 하자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사고는 사고원인 규명과 관계없이 CNG차량보급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사고가 차량이 출고되기 전 발생했고 인명피해가 미미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나 추후 동일한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으로 사고에 대한 잠재된 불씨는 여전히 안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환경부를 중심으로 급속히 추진된 CNG차량보급 시책은 향후 이번 사고의 여파로 인해 적지 않은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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