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전경.
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전경.

[투데이에너지 차기영 기자]전기차는 2013년부터 본격 보급됐고 배터리의 수명은 10년 정도로 예상된다. 또한 사고로 인한 폐차 수량도 많아 전기차 폐배터리의 발생량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명을 다한 배터리는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될까? 회수부터 민간 공급에 걸친 자원순환 관리체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 방문해 봤다. /편집자 주

‘대기환경보존법’에 의해 2021년 1월1일 이전에 등록되고 구매 당시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은 전기 차를 폐차할 경우 소유자는 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해야 한다. 일반 자동차 배터리는 폐기처리 되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용으로 수명을 다해도 재사용이나 재활용 가능하다.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안병옥)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늘어나는 폐배터리의 회수·재활용 체계를 지원하고 민간기업의 폐배터리 사업 진출을 위해 사업비 171억원을 투입해 경기 시흥(수도권), 충남 홍성(충청권), 전북 정읍(호남권), 대구 달서(영남 권) 등 전국 4개 권역에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회수부터 매각까지…자원순환 인프라 구축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는 회수→보관→성능 평가→매각 등을 수행해 고품질 폐배터리의 민간 산업 재사용·재활용 촉진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중심역할을 하고있다.

지난달 27일 찾아간 경기 시흥 소재 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는 1,487㎡ 규모로 1,097개 폐배터리, 130톤 폐패널을 보관할수 있는 용량을 지녔다. 센터에는 재사용 가능할지 성능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배터리들이 줄을 서 있었고 성능평가 실에는 성능검사가 한창이였다.

센터 관계자는 전기차 소유자가 지자체에 반납 신청을 하고 지자체가 회수요청을 하면 자동차해 체재활용업자가 센터까지 운반해 온다고 회수절 차에 대해 설명했다. 입고된 폐배터리들은 성능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배터리를 분리해 육안으로 외관검사를 실시한다. 주로 외부충격에 의한 파손 여부를 확인후 파손 정도가 심한 것은 재활용으로 분리한다.

성능검사 진단을 대기 중인 전기차 폐배터리.
성능검사 진단을 대기 중인 전기차 폐배터리.

현재는 수명을 다한 배터리보다 사고차량 배터리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침수된 배터리나 파손된 배터리들이 곳곳에 보였다.

외관검사에서 통과된 폐배터리는 정상작동 여부와 성능을 시험하는데 전기적 검사에서는 OCV와 절연저항 측정을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해 재사용 혹은 재활용 잔존가치를 평가한다.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한 뒤 선능평가실로 옮겨지는데 다시 완충전하고 방전시키는 방식인 SOH(SOH, State of health) 잔존 용량 평가를 진행한다. 충전을 하다가 방전을 시킬 때 빠져나가는 용량 으로 배터리의 용량을 평가 하는데 60%를 넘으면 재사용 배터리로 60% 미만일 경우 재활용 배터리로 분류한다.

센터 관계자는 “대부분 사고 차량 배터리가 많아 성능은 80%~90% 이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정기적 검사와 외관 검사에서 불합격된 것들을 제외하고 성능평가까지 온 것들은 대부분 재사용 으로 쓰여진다”고 전했다.

점검을 마친 전기차 폐배터리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보관 창고에 보관되며 공단의 입찰 절차를 거쳐 매각된다.공단은 매월 4째주 수요일 ‘순환자원정보센터’에 공개 입찰하고 낙찰된 계약자와 계약을 체결해 반출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제2의 삶’

재사용가치가 높은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나 파워뱅크 등으로 사용되고 가치가 보통수준인 배터리는 태양광 가로등, 전기차 AS사업으로 활용되며 일부 배터리들은 연구목적으로 대학교나 연구실에 가기도 한다. 최근 일부 재사용 업체는 폐배터리로 캠핑용 휴대 전원 장치도 개발했다.

재활용으로 분류된 배터리는 부품을 분해한 뒤블랙파우더로 만든다. 블랙파우더를 후처리 공정에 넣어 코발트, 리튬, 니켈 같은 등으로 추출해 활용한다.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안전관리 최우선

검사실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성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실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성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외부 충격, 과충전, 자체 결함 등 원인으로 폭발과 화재 위험이 있다. 수도권 거점수거센터는 전기차 폐배터리에 회수부터 검사 및 재판매까지 총괄하는 시설로서 안전관리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센터는 배터리 안전을 위해 센터 내부를 적정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하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모니터 링하고 있다. 이상이 있을 경우 모니터에 감지되고 바로 처리할수 있어 사전예방이 가능하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안전위험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검사효율·인재양성 병행

현재 거점수거센터에서 배터리 하나를 검사하 는데 8시간 가량 소요된다. 하루에 최대 한개에서 두개 배터리를 검사할수 있는 것이다.

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는 일주일에 3~5대씩 한달 동안 20대 가량 배터리가 입고되고 있다. 현재는 처리 가능한 물량이지만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면서 폐배터리가 쏟아질 경우 지금의 시설과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성능검사 시간을 단축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규모를 확장하는것도 중요하지만 검사효율 제고가 가장 핵심이다. 현재는 배터리 분리를 인력으로 하고 있는데 시간 소모가 많을수 밖에 없다. 검사효율 제고를 위해 성능평가 검사효율 향상과 함께 전 과정에서의 자동화시스템 구축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 양성이 뒷받침해야 한다. 배터 리에 대한 연구와 전문가는 많지만 폐배터리 관련 분야 연구와 전문가는 미비한 상황이다.

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상황실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상황실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폐배터리 산업과 시장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며 “폐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인재양성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미래는 정보공유·기술개발 가교역할

환경공단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생산된 전기차는 배터리 반납의무가 없어져 민간 폐차업체나 보험사를 통해 처분할 수 있다.

미래의 폐배터리 회수·처리는 민간 주도로 실시될 전망이고 센터는 장기간 축적해온 데이터와 정보를 공유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미래에는 전기차 폐배터리가 쏟아질 것”이라며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가치와 시장 가능성을 보고 국내 대기업·중소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바 우리는 최선을 다해 정보를 공유하고 가교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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