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최인영 기자] 전기차 50만대 시대. 올해 8월말 기준 누적 50만5,971대의 전기차를 보급했 다. 보급 초기 150km 수준이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현재 500km 이상으로 늘었다. 전기차 보급량이 늘어난 만큼 차량의 심장 역할을 하는 리튬배터리 화재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해도 전소될 때까지 특별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소방관도 못 끄는 불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리튬계 배터리 화재 진압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 있다. 리튬계 배터리 화재진압 전문기업 ㈜이에스엔이다./ 편집자주

전기차(EV) 전용 소화장치./투데이에너지
전기차(EV) 전용 소화장치./투데이에너지

■전기차 전용 소화장치

이에스엔은 리튬배터리의 열폭주를 막고 재발화 원인까지 해결하는 전기차 전용 소화장치를 개발했다. 기존의 분말, 침윤제, 강화액, 가스 등의 방식과 달리 강화액을 소화약제로 사용하고 있다.

소화장치는 △리튬계 전용 △전기차 전용 △ESS(모듈단위) 전용으로 구분되며 3종 모두 특허를 출원했다.

리튬계 전용 소화장치는 수계 소화약제와 냉각 가스를 혼합한 것으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화기처럼 리튬계 배터리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전용 소화장치는 전기차의 배터리 모듈팩에 직접 분사하는 소화장치다. 전기차 하부를 살짝 들어올린 뒤 타공 드릴을 사용해 구멍을 뚫어 분사한다. 초기 화재에 신속히 대응할 뿐 아니라 추가 피해도 막을 수 있다.

리튬계 배터리는 화재 시 단시간에 1,000℃에 이르는 열폭주가 발생한다. 초기 진압을 하지 못하면 인접 셀(Cell)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2차 피해를 일으킨다.

불길을 잡아도 배터리를 완전히 냉각시키지 못하면 재발화가 일어난다.

이에스엔은 열 폭주 즉시 배터리 셀과 모듈에 침투력 강한 약제를 투입하고 냉각을 통해 진화하는 소화장치를 개발해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확대 마중물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세계적으로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계속되는 화재 문제로 인해 침체기에 빠져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7월에만 7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누적 46건이 기록됐다.

ESS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해결하는 필수장치로 꼽히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 3사의 화재는 ESS 기피현상으로 이어졌다. 태양광·풍력발전 활성화의 걸림돌이 된 셈이다.

태양광·풍력발전에서 ESS가 없는 것은 팥소 없는 찐빵에 비유할 수 있다. 시간대별 전력 생산 편차가 크다 보니 자칫 블랙 아웃(대규모 정전)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화재를 원인으로 ESS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늘면서 에너지 산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5월 ‘ESS 안전 강화 3차 대책’을 발표했지만 화재 진압에 대한 해결책은 빠져있다.

■화재 원인 1순위 ‘배터리팩’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화재는 42건 발생했다.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총 121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매년 2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차 충전 중 또는 충전 후 이동주차 시 배터리팩으로 인한 발생이 60%으로 가장 높았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연쇄 폭발과 재발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만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터리 열폭주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없고 정부가 나서 충전시설 인근 질식소화포 설치, 지하주차장 방화 구역 설정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비용과 진압율 등의 측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제는 전기차 화재 진압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없는 것은 전 세계의 공통 과제라는 점이다.

이에스엔 측에 따르면 전기차는 대용량 리튬배터리 셀을 모듈화해 팩 형태로 차량 하부에 장착하는데 외부 충격이나 화재 예방을 위해 밀폐돼 있다. 배터리팩 내부의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물론 기존의 화재 진압 방식으로는 리튬배터리의 열폭주를 진압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리튬계 전용 소화장치./투데이에너지
리튬계 전용 소화장치./투데이에너지

 

■화재 진화 골든타임 확보

이에스엔은 화재 현장에서 일반인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소화장치를 사용할 수 있어 초기 진화에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

화재 감지 시 누구나 쉽게 음성 안내에 따라 장치를 조작하면 된다. 장치는 배터리 온도를 100℃ 이하로 낮춰 재발화를 막을 뿐 아니라 배터리 팩을 타공해 내부로 소화약제를 투입한다. 이후 소화전에 연결해 냉각을 지속하는데 기존 소화기와 달리 수계(水系) 방식을 사용해 분진이 없을 뿐 아니라 비상 탈출 시 시야도 확보할 수 있다. 약제는 물성 변화가 없어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소방관들은 현장에서 질식소화포 또는 이동식 수조를 사용해 화재 진압에 나서지만 전소될 때까지 불길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튬 배터리 초기화재 진압

이에스엔의 리튬계 전용 소화장치 (ELF-6L)와 복합소화장치(ELF-30L)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KFI승인을 받은 소화약제를 사용하고 있다. 해당 강화약제와 탄산가스를 혼합해 배터리 내부 온도를 낮춰 열폭주를 문제를 해결한다.

사용자는 가스밸브를 열고 화재 발화원에 조준한 뒤 약제밸브를 열고 분사하면 된다.

전기차 전용 소화장치(ELV-30L)는 화재 차량 근처로 장치를 이동한 뒤 버튼 조작을 통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유압 리프트가 차량을 들어올리면 상단에 위치한 질식 소화포가 차량을 덮는다. 이후 차량 하부 배터리팩을 유압 드릴로 타공 후 소화 약제를 투입한다. 고압가스로 10분 이상 냉각하고 상수도나 소화전에 연결해 물로 10분 이상 추가적으로 온도를 낮출 수 있다.

■ESS 화재 근본 해결

ESS의 경우 내부에 8개 가량의 배터리 모듈이 장착되는데 화재 발생 시 해당 모듈에 정확히 소화하는 것이 화재 진압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스엔의 ESS 자동복합소화장치는 1MW에는 150L, 2MW에는 300L의 약제탱크 를 사용한다 . 모듈단위로 70~90℃의 열을 실시간 감지해 이상 발생 시 즉시 복합소화약제를 내부에 분사한다.

배터리 셀 내부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약제가 빠르게 침투되면서 온도를 신속히 낮출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한 모듈과 위의 모듈을 집중 진압해 열폭주와 재발화를 막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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