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최인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순도 그린수소를 친환경적이면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낮출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류정기 에너지공학과 교수와 서동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지닌 그린수소 생산용 이기능성(Bifunctional)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개발된 촉매는 부식성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장시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류테늄, 실리콘, 텅스텐(RuSiw)을 기반으로 만들어 기존 백금(Pt) 혹은 이리듐(Ir) 촉매 대비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4분의1 이하로 낮출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산성에서 안정적인 백금이나 이리듐과 같은 귀금속 전해질을 대체할 물질을 연구했다. 루테늄은 생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백금이나 이리듐보다 각각 1/7, 1/4 낮은 온실가스를 배출해 친환경적인 금속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백금보다 촉매 반응 촉진 능력이 낮고 이리듐보다 안정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루테늄, 실리콘, 텅스텐 3원소 기반 산화물로 촉매를 개발했다. 수소발생반응(HER)과 산소발생반응(OER)의 안정성이 낮은 루테늄 촉매의 기능을 동시에 개선했다.
개발된 촉매는 루테늄 원자 주변에 텅스텐과 실리콘이 도핑된 구조다. 촉매 표면에 양성자의 흡착 세기를 적절히 높여 촉매의 반응 촉진 능력을 향상했다. 상용화된 백금 촉매보다 수소발생반응 활성도가 뛰어나며 5~10nm 수준 얇은 텅스텐 막이 루테늄 촉매 작용 부위를 보호해 안정성 또한 우수하다.
연구팀은 산도 0.3의 산성 전해질 환경에서 1㎠ 크기 전극에 10mA의 전류를 흘려 100시간 이상 구동에도 촉매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류정기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개발된 3원소 촉매는 기존의 값비싼 백금, 이리듐을 동시에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부식성 강한 산성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이고 쉽게 합성 가능해 고순도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인 양성자교환막(PEM) 전해조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사업, 국가슈퍼컴퓨팅센터(KISTI)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성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월4일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