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우 거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울산으로 바람이 부는 경우를 가정하고 피난을 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하면 약 2만명이 급성사망하고 암사망은 약 70만3,000여명, 인명피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362조원에 이른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탈핵울산공동시민행동, 경주핵안전연대, 반핵부산시민대책위는 10일 월성원전 1호기와 고리원전 1호기 사고피해 모의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고피해 모의실험은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평가 프로그램인 SEO code(세오 코드)를 이용해 경제적 피해를 추정한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피해액 계산’을 한국의 핵발전소에 적용한 것으로 지난 5월21일 영광과 고리원전 1호기로 수행한 원전사고 모의실험에 이은 두 번째 분석이다.

이들단체는 거리가 80여km 떨어진 대구시쪽으로 바람이 부는 경우 인구밀집지역이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피난을 하지 않더라도 급성사망과 위독한 급성장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암사망이 29만명을 포함해서 유전장애 등의 만성장해로 100만명이 넘는 인구가 고통을 받을 수 있으므로 피난조치를 취하게 되면 인명피해는 12만명 정도로 줄어든다.

반면에 피난을 하지 않으면 인명피해로 인한 경제피해가 162조원인데 피난을 하게 되면 경제피해가 779조원으로 대폭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성 원전 1호기가 속한 경주시로 바람이 불 경우 피난을 하지 않으면 급성사망 426명을 포함한 급성 장해로 27만여명이 고통을 받고 장기간에 걸친 암사망, 유전장애 등의 만성장해로 62만여명의 인명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월성원전 1호기로부터 36km가량 떨어진 포항시쪽으로 바람이 불 경우 피난을 하지 않을 경우 인구가 적어 급성사망자 수가 68명으로 적지만 암사망자수는 20여만명에 이른다.

이들 단체는 월성원전 인근에는 대도시가 여럿 위치해 있어 어느 쪽으로 바람이 불던 대규모 인명피해는 물론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리 원전 1호기의 경우 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남풍이 불어 북쪽으로 바람이 부는 경우를 가정하면 부산시는 피해를 입지 않지만 울산시가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때 가까운 도심인 울산시까지 거리가 25km가량 떨어져 있어서 방사선량으로 판단되는 피난 구역 19km내에 속하지 않으므로 피난은 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했다.

급성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암사망자는 2만2,000명 가량 발생하고 경제적 피해는 12조5,000억원 가량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인적피해를 중심으로 인적피해의 경제적 환산 가치와 피난비용과 피난으로 인한 인적, 물적자본 소득 상실 비용만 경제적 피해로 산출했다.

첫 번째와 달리 어업피해는 산정하지 않았다. 원전사고가 발생하기 전으로 회복되기 위한 방사능오염 제거작업(제염작업)이나 사고 수습비용, 폐로비용, 사고로 인해 발생한 방사능오염수나 폐기물 비용은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입돼 있는 보험에 의한 배상액은 500억원이고 배상책임이 3억 SDR(약 5,000억원)로 한정돼 있으므로 나머지 비용은 정부에서 부담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전기요금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 단체는 대규모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돌이키기 어려운 인명피해와 경제적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대도시 인근에 위치한 수명이 다한 월성원전 1호기, 고리원전 1호기 폐쇄결정이 미뤄지고 있고 최근 계획된 신규원전의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는 대형 사고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예상 외’의 사고였다. 인구밀도가 높고 좁은 국토를 가진 한국에서 위험한 원전을 계속 가동하고 확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값비싼 선택임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이들 단체는 설명했다.

한편 세오 코드는 원자력발전소 사고 시 인명피해를 수치화 한 것으로 1980년대에 고 세오 타케시 박사가 개발해 핵산업계가 아닌 민간부분에서 일본 전역의 원전 사고에 따른 인명 피해를 조사하는데 사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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